2019. 06. 20. Sommernachtskonzert Schönbrun
베를리너 필하모니커 (Berliner Philharmoniker)에게 발트뷔네 연주회 (Waldbühnekonzert)가 있다면 비너 필하모니커 (Wiener Philharmoniker)에게는 쇤브룬 여름밤 연주회 (Sommernachtskonzert Schönbrun) 있다.
원래부터 한 번쯤 가보려고 했는데, 오늘 성체성혈대축일 (Corpus Christi)로 휴일인 데다가 가자고 하는 동기들이 있어서 같이 가기로 했다. 오후에 비가 세차게 내려서 다들 걱정했으나, 약속시간 근처 돼서는 다행히 비가 그쳐서 갈 수 있었다.
Programm
L. Bernstein - Overtüre zu "Candide"
J. Strauß (Sohn) - Jubilee Waltz, o.op.
G. Gershwin - Rhapsody in Blue
M. Steiner - Casablanca-Suite
J. P. Sousa - Stars and Stripes Forever
S. Barber - Adagio for Strings
C. M. Zieher - Sternenbanner-Marsche, op. 460
A. Dvořák - Symphonie Nr. 9 in e-Moll, op. 95 ‘Aus der Neuen Welt’, 4. Satz, Allegro con fuoco
Wiener Philharmoniker
Gustavo Dudamel, Dirigent
Yuja Wang, Klavier
프로그램의 테마는 미국. 내가 사랑해 마지않는 번스타인 캔디드 서곡과 바버의 현을 위한 아다지오가 있어서 특히 맘에 들었다. 하지만 마지막곡이 신세계로부터... 차라리 코플란드 애팔래치아의 봄을 넣지. 슈타이너 카사블랑카 모음곡은 처음 들어보는 곡이었는데 '라 마르세예즈'가 계속 나와서 프랑스인 H가 신나 하면서 들었다. 마지막 신세계로부터 4악장은 프로그램 중에 제일 클래식한 곡이라서 그런지 좀 더 신경 써서 연주하는 게 느껴졌다.
비가 그치고 시원한 바람이 불고, 음악에 맞춰 조명이 바뀌고, 사람들이 미소짓는다. 두 번째 앙코르로 슈트라우스를 연주하자 사람들이 왈츠를 추기 시작한다. 얼마나 즐거운 모습인지! 마지막에 불꽃놀이를 기대했건만 아쉽게도 깜짝쇼는 없었다. 공연이 다 끝나고 스폰서인 롤렉스 로고를 쇤브룬 궁전 벽에 비추는데 오스트리아인 A가 "Thank you Rolex!"라고 외친다. 얘도 완벽한 정상은 아니다.
연주의 완성도는 신경쓰지도 않았고, 그걸 판단할 만큼 집중해서 듣지도 않았고, 그저 이 분위기가 좋았다. 내년에도 오늘처럼 시원한 바람이 불면 다시 와야지.
p. s. 혹시 이 글을 보고 가시는 분들이 있다면, U4 Schönbrun역보다는 Hietzing역을 이용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공연장까지의 거리는 Schönbrun역 보다 아주 조금 멀지만 대신 덜 붐빕니다. 가실 때에도 Heiligenstadt 방향 U4를 타신다면 Schönbrun역의 인파를 피해서 먼저 자리에 앉아서 가실 수 있습니다. 내부에 음식물 및 음료수는 물론 우산, 유모차, 돗자리 등등 모두 반입이 불가하니 가벼운 차림으로 가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입구에서 소지품 검사합니다.) 내부에서 맥주 및 와인, 샌드위치랑 쿠키 등을 판매합니다. 앉는 것은 안되고 일어서서 봐야하므로 튼튼한 다리를 준비하시고, 시야를 위해서는 일찍 가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저희는 약 한 시간 정도 일찍 도착했습니다.) Neptunbrunnen 뒤의 언덕으로 가시면 그곳은 Schönbrunner Schlosspark가 아니기 때문에 (입구가 다름) 돗자리를 가져와서 앉을 수도 있고 음식과 음료 모두 반입이 가능하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