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08. 08. Widor in Wien
빈 예수회 성당 (Jesuitenkirche)에서 오르간 연주회가 있어 다녀왔다.
Jesuitenkirche, Doktor-Ignaz-Seipel-Platz 1, 1010 Wien (구글지도 링크)
오스트리아 오르가니스트 페터 프리제 (Peter Frisée)의 "Widor in Wien" 시리즈. 이곳 빈 예수회 성당에서 샤를 마리 비도르 (Charles-Marie Widor)의 오르간 교향곡을 하나씩 선보이고 있다.
프랑스 오르가니스트 비도르는 24살에 파리 라 마들렌 성당 (Église de la Madeleine)의 오르가니스트였던 카미유 생상 (Camille Saint-Saëns)의 조수로 일하기 시작하고 이듬해 파리 생 쉴피스 성당 (Église Saint-Sulpice)의 공식 오르가니스트 (Organiste titulaire)가 된다. 생 쉴피스 성당의 오르간은 비도르의 친구였던 아리스티드 카바예 콜 (Aristide Cavaillé-Coll)의 걸작으로 이 오르간에 매료된 비도르는 프랑스 오르간을 위한 교향곡들을 작곡하고 이 곡들은 현재 오르간 솔로 레파토어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비도르는 생 쉴피스 성당에서 60년 넘게 공식 오르가니스트로 봉직하고, 후임으로는 비도르의 제자이자 조수였던 또 한 명의 프랑스 거장 오르가니스트 마르셀 뒤프레 (Marcel Dupré)가 그 자리를 이어받는다. 생 쉴피스 성당의 공식 오르가니스트는 장 자크 그뤼넨발드 (Jean-Jacques Grunenwald)를 이어 현재의 다니엘 로트 (Daniel Roth)로 이어져 오고 있다.
빈 예수회 성당의 오르간은 2004년에 독일의 오르간 제작자 하르트비히 슈패트 (Hartwig Späth)에 의해 재건되었는데, 카바예 콜의 작품인 리옹 생 프랑소와 드 살레 성당 (Église Saint-François-de-Sales) 오르간의 소리를 본따 재건했다고 하니 빈에서 비도르의 음악을 연주하기에 이곳만큼 적절한 곳은 없는 것이다.
오늘 연주하는 프리제는 올해 1월 파리 생 쉴피스 성당에서 미사 후 오르간 감상 시간 (Audition d'orgue) 비도르 사이클에서 연주한 적이 있는 젊은 오르가니스트로, 현재 빈 암 쉬텔 (Am Schüttel) 성당의 오르가니스트로 봉직하고 있다.
어느 음악이든지 음반으로 듣는 것보다는 실황으로 듣는 것이 더욱 와닿기 마련인데, 오르간은 특히 온 공간을 울리는 위용을 느끼려면 꼭 성당에서 들어야 한다. 오늘 프리제의 안단테 칸타빌레는 낭만주의의 정수였으며, 스케르초는 군더더기 없이 깔끔했고, 피날레는 환희에 넘쳤다.
다음 "Widor in Wien"은 12월 15일로, 비도르의 오르간 교향곡 6번을 연주한다.
오르간 꼭대기 천장 아래에는 예수회 표어가 새겨져있다.
"AD MAJOREM DEI GLORIAM"
"하느님의 더 큰 영광을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