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s Leben in Wien/Anfang: 시작

빈에서 거주할 집 계약하기

BERNARDINVS 2019. 5. 16. 20:56

비자 D를 발급받을 때만해도 현지에 도착해서 집을 알아볼 생각이었어서 연구소 시작 날짜 앞으로 여유롭게 시간을 두고 비행기 티켓을 예약했습니다. 연구소에서 떠나는 사람이 Nachmieter (다음 세입자)를 구하는 전체메일을 동기가 전달해 주어서 운이 좋게, 빈에 도착하기도 전에 한국에서 집을 계약하게 되었습니다. 저와 같은 경우는 극히 드물것이라고 생각되지만, 이러한 정보도 조그마한 도움이 될까하여 기록해둡니다.

먼저, 현재 빈에서 제 능력으로 거주할 수 있는 집의 종류는 두 가지가 아닐까 합니다.

첫번째로는 Wohngemeinscahft (WG)로, 영미식으로 하면 flat share 입니다. 거실과 부엌, 화장실을 공유하고 각각의 방에서 지내는 형태로 아마도 기본적으로는 (기숙사를 제외하고) 제일 저렴한 거주 형태라 생각됩니다. 저의 경우에도, 입학 동기가 WG 할 사람 찾는다는 전체 메일을 보내서 이야기를 나누어봤습니다. 보증금 (Kaution) EUR 500.00에 월세 (Monatlische Miete) EUR 350.00였으니, 여기 살았다면 상당히 저렴하게 거주비용을 해결할 수 있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고등학교시절부터 10년이 넘게 기숙사에 살았던 저로는, 이제는 누군가와 함께 살 수 없다고 생각하여 결국엔 인터뷰도 하지 않기로 하였습니다. 이 친구가 바로 연구소에서 종종 날아오는 다음 세입자 구하는 메일을 전달해 준 친구입니다.

두번째로는 1-Zimmerwohnung으로, 한국식으로 하면 원룸입니다. 혼자사는 것을 원한 제가 찾던 형태입니다. 투룸은 2-Zimmerwohnung 인데, 오스트리아에서는 거실 (Wohnzimmer)도 하나의 방으로 치기 때문에 2-Zimmerwohnung은 거실과 침실 (Schlafzimmer) 1개로 이루어진 집을 뜻합니다.

이러한 집의 다음 세입자를 구하는 메일을 위의 친구가 전달해 주어서 연락을 해보니, 집도 넓고 (42m2), 주변에 편의시설도 괜찮아서 (주말에도 22:00까지 하는 마트!!) 마음이 동했습니다. 이 집에 살았던 친구는 석사과정을 끝내고 빈을 떠나게 되었는데, 부엌만 있는 집에 여러 가구들을 채워넣어서, 그것들을 집을 넘기면서 한꺼번에 팔기 위하여 다음 세입자를 구하는 중이었습니다. 스카이프 비디오 콜을 했을 때 여러가지 장점들과 단점들을 가감없이 설명해주어서 믿음이 갔고, 저도 좋은 집을 놓치지 않고 싶은 마음과 가서 힘들게 구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있어서 계약을 진행하기로 하였습니다.

부연 설명을 하자면, 이 집은 개인이 소유한 집이 아니라 렌트회사에서 소유한 집이고, 연구소 내부의 사람을 통하여 알게된 집이기 때문에 사기당할 위험이 적다고 생각하여 계약을 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혹시라도 저와 같은 상황에서 사소한 것이라도 불안한 느낌이 있다면, 현지에서 직접 계약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생각합니다.

렌트회사의 담당 매니저가 계약서 초안을 보내주어서 구글 번역기를 이용하여 영어와 한국어로 번역하여 꼼꼼히 확인을 하고, 독일인 친구에게도 부탁해서 이상한 조항이 없는지 확인하였습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여러가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조항들을 발견하여 메일을 주고 받으며 수정하였고, 수정된 최종본을 받아 서명을 한 뒤 스캔하여 e-mail로 보냈습니다.

한국에서 원룸 계약을 할 때 처음에 보증금과, 중개료, 월세를 내듯, 오스트리아에서도 보증금 (Kaution), 중개료 (Provision), 월세 (Miete)를 내야합니다. 보증금은 통상 월세의 세 배, 중개료는 월세의 2-3배 입니다. 저의 경우에 보증금 EUR 1,715.00, 중개료 EUR 622.74, 월세 EUR 570.84를 한국에서 국제송금을 통하여 각각의 계좌에 보냈습니다.

빈에 도착하고 매니저와 함께 집으로 가서 집에 문제가 있는지 확인하고, 사진을 찍고, 키를 받았습니다. 확인 과정에서 보일러에 에러가 뜨는 것을 확인하여 매니저가 수리기사를 보내주어서 해결하였습니다. 그 외 제가 다시 확인하면서 발견한 부분들 (흠집 등)을 사진찍어서 메일로 보내두었습니다.

그 이후에는 전에 살던 친구와 만나 집 안에 채워진 가구들과 물품들에 대한 중고거래를 하고, 여러가지 설명과 주변 상점들에 대한 정보를 받았습니다. 아직은 인터넷이 설치되지 않아 집 계약하기 전에 예약해 둔 AirBnB에서 지내고 있는데, 빨리 현대인이 살 수 있는 곳이 되어 제 집에 들어가서 살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제 계약을 바탕으로 한국과 다른 점을 비교하면서 끝맺을까 합니다.

1. 계약 기간이 다름

한국에서 원룸 계약을 할 때 보통 1-2년 계약을 하고, 묵시적계약연장 일때 3개월 전에 퇴거 통보를 하는 반면에, 저는 5년 계약에 첫 1년 동안은 계약 파기 불가능이고, 1년 이후에는 퇴거 통보를 1달 전에 하면 되는 것으로 계약서에 나와있습니다.

2. 1년에 한 번 자비로 보일러 배관검사

한국에서 세입자의 잘못이 없으면 옵션에 대한 검사나 수리 비용은 집주인의 몫입니다.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는 제 계약도 똑같지만, 보일러 배관만큼은 1년에 한 번 제가 자비로 배관공을 불러서 검사와 수리를 해야한다고 합니다. 이는 독일인 친구도 자기들도 그렇다고 하는 것으로 보아 유럽 혹은 게르만문화권의 일반상식인듯합니다.

3. 집 보험

한국에서는 원룸 계약한다고 내부 수리에 대한 보험은 들지 않지만, 여기서는 보험을 드는 것이 좋다고 하여 렌트회사와 파트너쉽이 맺어진 회사와 보험을 계약하였습니다.

한국 원룸처럼 가스와 전기 (Nebenkosten)는 제가 해당 회사에 내는 방식입니다. 수도는 월세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를 Kaltmiete 라고 합니다. 난방까지 포함되어 있는 월세는 Warmmiete.) 난방은 유럽에서 보편적인 라디에이터 (Heizung)로 합니다. 아직 제 집에서 살고있지는 않지만 매일 왔다갔다하면서 받은 느낌은 정말 좋습니다. 한국에서 살았던 그 어떤 원룸보다 만족스럽습니다. 살면서 분명 불편한 점도 있겠지만, 그래도 학위과정동안 이사를 할 만큼 큰 문제는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집이 좀 꾸며지면 일상 게시판에서 온라인 집들이를 할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