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노트를 시작하며
블로그에 글을 쓰기 시작하고 몇몇 친구들에게 음악에 관한 글을 - 주로 무엇을 설명하거나 소개하는 - 써달라는 요청을 받았는데, 사실은 그다지 내키지 않았다. 물론 보통의 사람들보다는 서양 클래식 음악에 관하여 많이 배우고 많이 아는 사람이겠지만, 과연 취미로만 음악을 하는 내가 나의 전공이 아닌 분야에 관한 글을 쓰는 것이 적절한가 싶은 생각이 마음속 깊은 곳에 있었기 때문이었다. 특히나, 과학을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학계 바깥 온갖 유사 과학자를 바라볼 때마다 혐오감과 안타까움이 들며 타산지석으로 삼아야겠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기 때문에, 개인적인 경험이나 내가 직접 합당한 스승에게 배운 것이 아닌 것들은 글을 쓰지 않으려고 했었다.
하지만 글을 쓴다는 것은 나의 생각을 꺼내 최대한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다시 정리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머리 속에 산발적으로 들어있는 정보들을 꺼내 바라보고 서로 엮다 보면 빈약한 정보와 논리의 잘못된 연결고리가 보이고, 이렇게 내가 또다시 공부해야 할 지점을 찾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친구들을 위하는 것뿐만이 아닌 나를 위하여 음악에 관한 글을 써 보기로 하였다.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최대한 유연하게, 내가 지금껏 배워오고, 공부하고, 체득했던 정보들을 엮어보고자 한다. 어차피 나의 얕은 지식으로는 깊은 이야기를 하기 어려울 테니, 클래식 음악에 대한 교육을 받지 않은 사람들도 쉽게 읽을 수 있는 글을 써 보고자 한다. 혹시 깊은 식견을 가진 분이 지나가시다가 이 블로그의 하찮은 글을 읽고 고견을 남겨주신다면 저와 제 친구들, 그리고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이 조금 더 나은 지식을 가지게 될 터이니, 부디 귀찮으시더라도 시간을 내어주시길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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