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노트를 시작하며
블로그에 글을 쓰기 시작하고 몇몇 친구들에게 음악에 관한 글을 - 주로 무엇을 설명하거나 소개하는 - 써달라는 요청을 받았는데, 사실은 그다지 내키지 않았다. 물론 보통의 사람들보다는 서양 클래식 음악에 관하여 많이 배우고 많이 아는 사람이겠지만, 과연 취미로만 음악을 하는 내가 나의 전공이 아닌 분야에 관한 글을 쓰는 것이 적절한가 싶은 생각이 마음속 깊은 곳에 있었기 때문이었다. 특히나, 과학을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학계 바깥 온갖 유사 과학자를 바라볼 때마다 혐오감과 안타까움이 들며 타산지석으로 삼아야겠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기 때문에, 개인적인 경험이나 내가 직접 합당한 스승에게 배운 것이 아닌 것들은 글을 쓰지 않으려고 했었다.
하지만 글을 쓴다는 것은 나의 생각을 꺼내 최대한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다시 정리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머리 속에 산발적으로 들어있는 정보들을 꺼내 바라보고 서로 엮다 보면 빈약한 정보와 논리의 잘못된 연결고리가 보이고, 이렇게 내가 또다시 공부해야 할 지점을 찾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친구들을 위하는 것뿐만이 아닌 나를 위하여 음악에 관한 글을 써 보기로 하였다.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최대한 유연하게, 내가 지금껏 배워오고, 공부하고, 체득했던 정보들을 엮어보고자 한다. 어차피 나의 얕은 지식으로는 깊은 이야기를 하기 어려울 테니, 클래식 음악에 대한 교육을 받지 않은 사람들도 쉽게 읽을 수 있는 글을 써 보고자 한다. 혹시 깊은 식견을 가진 분이 지나가시다가 이 블로그의 하찮은 글을 읽고 고견을 남겨주신다면 저와 제 친구들, 그리고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이 조금 더 나은 지식을 가지게 될 터이니, 부디 귀찮으시더라도 시간을 내어주시길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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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alienische Nationalkirche Maria Schnee (눈의 마리아 이탈리아 국립성당)
Sam. 13. Jun. 2020.
오늘은 연구소에 가기 전에 눈의 마리아 이탈리아 국립성당(Italienische Nationalkirche Maria Schnee, 이탈리에니셰 나치오날키르헤 마리아 슈니), 다른 이름으로는 작은형제회 성당(Minoritenkirche, 미노리텐키르헤)이라고 불리는 성당을 들렀다.
Wiener Minoritenkirche, Minoritenplatz 2A, 1010 Wien (구글 지도)

1224년 오스트리아 공국(Herzogtum Österreich)의 레오폴트 6세(Leopold VI)는 꼰벤뚜알 작은형제회(Ordo Fratrum Minorum Conventualium)를 빈으로 부르고 수도원 부지를 내어준다. 그 이후 공위 시대(Interregnum)에 오스트리아를 장악한 보헤미아의 왕 오토카르 2세(Ottokar II)가 주춧돌을 놓음으로써 현재 성당의 모체가 지어지게 된다. 이 성당이 제 명칭보다는 작은형제회 성당이라고 불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 이후 합스부르크 시대, 마리아 테레지아(Maria Theresia)의 아들 요제프 2세(Joseph II)의 종교정책에 따라 작은형제회는 현재의 알저키르헤(Alserkirche) 위치에 빈의 작은형제회 삼위일체 성당(Dreifaltigkeitskirche der Minoriten in Wien, 드라이팔티히카이츠키르헤 데어 미노리텐 인 빈)과 수도원을 지으며 이사하게 되고, 1784년 요제프 2세는 본래의 작은형제회 성당을 이탈리아인 신자들의 관할로 넘기고 이름을 이탈리아 국립성당(Italienische Nationalkirche)으로 바꾼다.

주제대의 성화는 이그나츠 운터베르거(Ignaz Unterberger)의 작품으로, 성화 안에서 천사들이 또 다른 성화를 공경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 그림 속 성화의 원본은 이탈리아 로마의 크신 성모 대성전(Basilica Sanctae Mariae Maioris)의 보르게세(Borghese) 경당에 있는 로마 시민들의 수호자(Salus Populi Romani, 아마도 로마에서 제일 오래된 성모 이콘)로, 이 전체 성화는 크신 성모 대성전을 공경하기 위한 작품이다. 크신 성모 대성전의 전설을 아는 사람이라면 이 대목에서 왜 이 이탈리아 국립성당에 눈의 마리아라는 별칭이 붙게 되었는지 단번에 알아챌 것.




주제대의 양 옆으로는 네 개의 조각상이 서있는데, 왼쪽에는 헝가리의 성 스테파노, 세례자 요한, 오른쪽에는 사도 요한과 앞서 말한 레오폴트 6세의 조각상이 서있다.

아씨시의 성 프란치스코(Sanctus Franciscus Assisiensis)를 나타내는 여러 점의 작품들이 이 성당이 본래 작은형제회의 소속이었다는 것을 나타낸다. 물론 프란치스코 성인도 이탈리아인이라 이탈리아 국립성당과의 괴리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지만.

레오폴트 6세의 조각상 옆에는 피에트로 메타스타시오(Pietro Metastasio)의 묘비(Grabmal)가 있는데, 메타스타시오는 로마 출신의 시인이자 극작가로, 빈의 궁정 시인으로 봉직한 후 미카엘 성당(Michaelerkirche, 미하엘러키르헤)에 묻혔다. 묘비의 하단에는 임종을 앞둔 메타스타시오에게 병자성사를 행하는 교황 비오 6세(Pius VI)와 하이든, 살리에리, 모차르트가 조각되어있다. 이 세 작곡가가 출현하는 이유는 바로 이들이 메타스타시오의 작품으로 곡을 썼기 때문. 모차르트 티토 황제의 자비(La clemenza di Tito, KV 621)의 원작이 바로 메타스타시오의 것이다. (비록 모차르트는 카테리노 마졸라, Caterino Mazzolà가 개작한 판을 썼지만...)

이 성당에서 제일 눈에 띄는 것은 뭐니 뭐니 해도 대리석 모자이크로 만들어진 최후의 만찬(L'Ultima Cena) 모작이다. 이탈리아 밀라노에 갔던 나폴레옹 보나파르트(Napoléon Bonaparte)는 은총의 성모 성당(Chiesa di Santa Maria delle Grazie) 수도원 식당에 있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Leonardo da Vinci)의 프레스코화 최후의 만찬을 보고 깊게 감명받아 떼 오려고 했으나 당연히(!) 프레스코화를 뗄 수 없었고 그 대신 쟈코모 라파엘리(Giacomo Raffaelli)에게 모작을 만들도록 한다. 라파엘리는 프레스코화 대신 대리석으로 모자이크화를 만드는 방식으로 실물 크기의 최후의 만찬을 만들어낸다. 나폴레옹은 실각으로 이 작품의 완성을 볼 수 없었고, 대신 오스트리아의 황제 프란츠 1세(Franz I)가 구입하여 이 작품이 빈에 오게 되었다. 프란츠 1세는 이 작품을 벨베데레 궁전(Schloss Belvedere)에 전시할 계획이었지만, 크기 문제로 결국 이 눈의 마리아 이탈리아 국립성당에 설치하였다. 원본과 다른 점이라면, 원본은 프레스코화 특성상 시간이 지남에 따라 훼손될 수밖에 없는데, 이 작품은 대리석 모자이크라 그때의 색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눈의 마리아 이탈리아 국립성당의 오르간은 현재 연주 불능 상태이다. 2개의 매뉴얼, 20개의 스톱을 가지고 있는 이 오르간은 1786년 요한 밀라니(Johann Milani)와 페르디난트 헤첸도르프(Ferdinand Hetzendorf)가 1673년의 프란츠 크사버 크리스토프(Franz Xaver Christoph)의 오르간을 기반으로 만든 것이다. 1972년에 아르눌프 클레벨(Arnulf Klebel)이 부분적으로 복원한 것 외에는 원형을 거의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현재 복원을 위한 모금 진행 중.


눈의 마리아 이탈리아 국립성당의 종탑은 원래 첨탑이었으나, 두 번의 오스만 제국과의 공방전에 파괴되어 현재는 평평한 지붕만이 얹혀 있다.

아돌프 히틀러(Adolf Hitler)는 오스트리아 시골 출신으로, 악마로 변모하기 전에는 화가를 꿈꾸며 빈에서 그림을 그렸었다. 빈 미술학교에 지원했지만 번번이 낙방했던 그가 빈에서 그린 그림 중의 하나가 바로 이 성당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이 그림은 2015년 독일의 경매에서 다른 히틀러의 그림과 함께 중국인 수집가의 소유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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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ia am Gestade (물가의 마리아)
Sam. 06. Jun. 2020.
성 루페르토 성당(St. Ruprechtskirche, 상크트 루프레히츠키르헤) 바로 근처에는 물가의 마리아(Maria am Gestade, 마리아 암 게슈타데)라는 이름의 성당이 있다.
Katholische Kirche Maria am Gestade, Salvatorgasse 12, 1010 Wien (구글 지도)
물가의 마리아라는 이름은 이 성당이 예전 도나우 강의 가파른 제방 위에 지어진 데에서 비롯하였다. 티퍼 그라벤(Tiefer Graben, 깊은 참호)에서 성당이 있는 살바토어가세(Salvatorgasse, 구세주길)에 가려면 계단을 올라야 하는데, 이 때문에 계단 위의 마리아(Maria Stiegen, 마리아 슈티겐)이라는 별칭이 붙었다.
전설에 의하면 성모신심이 깊은 어부들이 882년 이 곳에 목조 경당을 지었다고 한다. 그러다가 1154년에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개축되었고, 1276년에 개조되었다. 그 후 1357년에 프랑스 고딕 양식의 내진(Chor)이 지어졌고, 1414년엔 신랑(Langhaus)과 덮개(Baldachin)가 씐 입구가 만들어졌다. 이 성당도 성 루페르토 성당 못지않게 빈의 오래된 성당들 중의 하나라, 빈에서 첫 번째로 성모 마리아에게 봉헌된 성당의 영예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성당의 관할은 안정되지 못하고, 독일 파사우(Passau) 교구와 (빈 교구가 세워진 이후에도!) 베네딕토회 소속의 빈 스코틀랜드 성당(Schottenkirche, 쇼텐키르헤), 그리고 빈의 중산층 집안 사이에서 이리저리 넘겨졌다. 현재는 구속주회(Congregatio Sanctissimi Redemptoris, C.Ss.R.) 소속의 성당.
정문의 덮개에는 알베르트 노이하우저(Albert Neuhauser)의 1901년 작품인 세 점의 모자이크화가 있다. 왼쪽부터 순서대로 '수태고지', '피에타', '천사들의 여왕이신 거룩한 동정녀 마리아'. 문 옆의 조각상들은 왼쪽부터 순서대로 '바오로', '세례자 요한', '아빌라의 데레사', '예로니모', '레오폴도', '안나', '요셉', 베드로'.
이 성당의 재미있는 점은, 여느 성당과는 다르게 신랑이 똑바르지 않고 굽어있다는 점과 폭이 내진보다 좁다는 것이다. 이렇게 굽어진 성당은 처음이라, 처음 들어갔을 때 착시인줄 알고 순간 당황했었다. 제한된 공간에서 성당을 지으려니 이렇게 되었다고 한다.
이 이콘의 원본은 이탈리아 로마에 있는 구속주회 소속의 성 알폰소 데 리구오리 성당(Chiesa di S. Alfonso De Liguori)의 것이다. 1820년부터 구속주회 회원들이 물가의 마리아에서 봉직하였기 때문에 이 제대 말고도 구속주회와 연관된 다른 두 경당-성 알폰소 마리아 데 리구오리(S. Alfonso Maria de Liguori) 제대와 클레멘스 제대-이 있다.
이 르네상스 양식의 주제대는 1520년에 지어진 것이다. 주제대의 바로크식 성모상은 이 성당의 주보성인인 '원죄없이 잉태된 복되신 동정녀 마리아'. 즉, 12월 8일이 이 성당의 축일이다.
제대에서 신랑을 바라보면 멀리 오르간이 보인다. 1911년에 잘츠부르크의 오르간 제작자 마테우스 마우라허 2세(Matthäus Mauracher II)가 지은 것으로, 그전에 있던 요한 라흐마이어(Johann Lachmayr)와 프리드리히 도이치만(Friedrich Deutschmann)의 오르간, 그리고 내진에 있던 바로크 오르간의 파이프들을 재사용하여 만들었다고 한다. 즉, 파이프 자체는 빈에서 상당히 오래된 파이프들이라는 것. 네오고딕 양식의 외관은 도이치만의 것에서 기초한 것이고 2002년에 완전히 수리하여 현재는 후기 낭만 오르간의 소리를 낸다고 한다. (출처: 구속주회)
도나우 운하(Donaukanal, 도나우카날) 건너편, 2구 레오폴트슈타트(Leopoldstadt)에서 운하를 따라 자전거를 타고 가면 1구 시내(Innerestadt, 인네레슈타트) 건물들 위로 솟은 흰색 탑들을 보게 된다. 북쪽에서 남쪽으로 내려가다 보면 첫 번째 흰색 탑이 보이고, 순간 '성 스테파노 대성당(Stephansdom, 슈테판스돔)의 것인가?' 하고 생각하게 된다. 그러다가 더 남쪽으로 내려가 대성당의 타일 지붕과 함께 있는 두 번째 탑을 보게 되면 앞선 것이 대성당의 것이 아님을 알게 된다. 첫 번째의 탑은 바로 이 물가의 마리아의 탑인데, 착각할 수밖에 없는 것이 물가의 마리아 성당의 탑과 내진을 지은 사람이 바로 대성당을 지은 미하엘 크나브(Michael Knab)와 페터 프라하티츠(Peter Prachatitz)이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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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 Ruprechtskirche (성 루페르토 성당)
Sam. 06. Jun. 2020.
첫 행선지는 중요하다. 물망에 오른 행선지엔 성 스테파노 대성당(Stephansdom, 슈테판스돔)과 슈베르트 생가(Schubert Geburtshaus, 슈베르트 게부르츠하우스)가 있었으나, 슈베르트 생가는 코로나 사태로 인하여 6월 말까지 방문할 수 없고, 대성당은 공부를 더 한 뒤 자세히 살펴보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성 루페르토 성당(St. Ruprechtskirche, 상크트 루프레히츠키르헤)을 첫 행선지로 잡았다.
Kath. Kirche St. Ruprecht, Ruprechtspl. 1, 1010 Wien (구글 지도)
왜 성 루페르토 성당이냐 하면, 바로 이 성당이 (아마도) 빈에서 제일 오래된 성당이기 때문이다. 전설에 따르면, 이 성당은 740년에 루페르토 성인(Heiliger Ruprecht, 하일리거 루프레히트)을 따르던 잘츠부르크(Salzburg)의 쿠니알트(Chuniald)와 기잘리히(Gisalrich)가 세웠다고 한다. 현존하는 기록 중 이 성당에 관한 제일 오래된 기록은 1200년에 하인리히 2세(Heinrich II), 즉 야소미어고트(Jasomirgott)가 스코틀랜드 성당(Schottenkirche, 쇼텐키르헤)을 아일랜드 베네딕토회에 선사하며 성 루페르토 성당이 빈에서 제일 오래된 성당이라고 언급한 것이다. 빈에서 제일 오래된 성당이니만큼 성 스테파노 대성당이 세워지는 1147년까지 빈 가톨릭 교회의 중심이었던 곳으로, 앞으로의 여행을 시작하는 곳으로 손색이 없다.
성당 안으로 들어가니, 안내원 혼자 계신다. 내가 성당 안에서 한참을 머무르자, 미소를 지으시며 간단한 설명이 담긴 종이를 주고 가신다. 성당은 작고 소박하다. 그리고 은근 현대적(?)이다. 740년에 지어진 원래 모습이 남아있을 거라고는 기대하지 않았지만, 조금 더 투박한 모습을 상상했었는데 말이다. 물론 여느 성당과 마찬가지로 불에 타고 개축하면서, 원래의 모습이 많이 바뀌었을 것이다. 1276년에 화재로 인한 손상을 입었다는 기록이 있고, 마지막은 제2차 세계대전. 그래도 빈의 다른 성당들에 비하면 거의 선사시대에 지어진 것과 같은 수준이다.
중당의 오른편 벽에는 루페르토 성상과 성모상이 있다. 왼편의 스테인드글라스(Buntglasfenster)는 리디아 로폴트(Lydia Roppolt, 1922-1995)의 1992-1993년 작품.
중당 뒷편에는 이탈리아 로마의 카타콤베에서 가져온 성 비탈리스(St. Vitalis)의 유해가 있다. 교황 클레멘스 13세(Clemens XIII)가 마리아 테레지아 여제(Kaiserin Maria Theresia)에게 선물한 것으로, 전승에 따르면 비탈리스 성인은 네로 황제 혹은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황제 시기에 라벤나(Ravenna)에서 순교했다고 한다. 성녀 발레리아(St. Valeria)의 남편이자 성 게르바시우스(St. Gervasius)와 성 프로타시우스(St. Protasius)의 아버지. (출처: 설명문, 가톨릭 성인)
빈에서 제일 오래된 성당답게, 후진(Apsis)의 스테인드글라스는 빈에서 제일 오래된 스테인드글라스이다. 대략 1300년 경의 작품으로 추정되며 '십자가에 못박힌 예수 그리스도와 성모 마리아, 사도 요한'과 '왕관을 쓴 성모 마리아와 아기 예수'를 그렸다. 양쪽의 스테인드글라스는 하인리히 타헤들(Heinrich Tahedl, 1907-1985)의 1949년 작품으로 루페르토 성인의 활동을 그렸다.
제대에서 성가대석을 바라보면 심심한 벽 왼편에 작은 명판이 눈에 띈다.
신성로마제국의 황제 프레데릭 3세(Frederick III)의 1439년 12월 6일 빈 입성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프레데릭 3세의 모토라고 한다. 전승에 의하면 라티움어로 "Austriae Est Imperare Orbi Universo" 혹은 독일어로 "Alles Erdreich Ist Oesterreich Untertan"을 뜻한다고 전해진다. 뜻은 "오스트리아가 전세계의 지배자다" 혹은 "전 세계는 오스트리아에 예속된다".
밖으로 나와 도나우 운하(Donaukanal, 도나우카날)을 바라본다. 성 루페르토 성당은 중세에 소금 사무소(Salzamt, 잘츠암트)로 사용되었는데, 이곳에서 소금의 품질검사를 한 뒤 구매자에게 분배했다고 한다. 이렇게 높은 곳에서 도나우 운하의 소금 상인 부두를 바라보고 있었던 것.
도나우 운하를 바라보는 곳에서 바로 뒤돌아서면 성 루페르토 성당의 탑이 있는데, 이곳에는 빈에서 제일 오래된 종이 있다. 1280년 경에 만들어졌다고 한다. 탑 아래에는 성 루페르토의 조각상이 있다.
사실 루페르토 성인은 가톨릭 교회에서 유명한 성인이 아니다. 나도 오늘 처음 들어본 성인. 그럼 대체 이 분은 어떤 분이시냐하면...
성 루페르토는 독일 보름스(Worms)의 주교로서 바이에른(Bayern)의 레겐스부르크(Regensburg)에서 선교사로 활동했다. 그의 활동 영역은 바이에른에서 도나우 강 지역까지 넓어졌고, 바이에른 공작으로부터 폐허가 된 유바붐(Juvavum)이라는 마을을 선물로 받아 주교가 직접 관할하는 도시를 세우게 된다. 성 루페르토는 마을의 소금 광산을 개발하여 도시를 건설하고, 그곳의 초대 교구장이 되어 마을의 이름을 직접 지었다고 전해지는데, 그 이름이 바로 '소금성'이라는 뜻의 잘츠부르크(Salzburg)다. 잘츠부르크의 수호성인. (출처: 가톨릭 성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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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enerfantasie: 빈 구석구석을 여행하다
코로나 판데믹 (Corona Pandemie).
오스트리아 연방정부는 사태가 심각해지자 국경을 닫아걸고 한 달 넘게 락다운을 했다. 락다운도 해제되고 오스트리아 내 확진 환자의 수도 진정세에 접어들었다. 오스트리아를 포함한 유럽연합의 국가들은 여름휴가 시즌을 맞아 서서히 국경을 열 준비를 하고 있지만, 과연 판데믹 시대에 어디 다른 나라를 여행하는 것이 과연 안전하고 옳은 일인가 싶었다.
학부 시절, 독일의 뮌헨공과대학교에서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했었다. 내 전공과 관련된 과는 뮌헨 북쪽의 프라이징(Freising)이라는 작은 마을의 바이헨슈테판 캠퍼스(Campus Weihenstephan)에 있었기 때문에 나도 그곳의 기숙사에서 머물렀다. 뮌헨이라는 유명 도시에 가려진 프라이징의 자랑거리는 뭐니 뭐니 해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맥주 바이헨슈테판의 양조장일 것이다. 다른 하나는 전임 교황 베네딕토 16세(Benedictus XVI)인 요제프 라칭어 (Joseph Ratzinger) 추기경이 바로 프라이징 교구장 출신이라는 것. 프라이징 성모 마리아와 성 코르비니아노 대성당(Dom St. Maria und St. Korbinian)은 뮌헨-프라이징 대교구의 공동주교좌성당으로 라칭어 추기경이 봉직했던 곳이다.
그러나, 바이헨슈테판 맥주는 셀 수 없이 마셨음에도 양조장 투어는 하지 않았다. 심지어 기숙사가 바로 옆이었음에도. 프라이징 대성당은 프라이징을 떠나는 기차에 오르기 직전, 짐을 바리바리 싸들고 올라가 발도장만 찍고 나와야 했다. 그리고 나는 그 이후, 아직까지 프라이징에 다시 가보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사는 곳의 명소들은 언젠가는 가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잘 가지 않는다. 나 또한 그렇게 살아왔고, 지금 이곳에서도 빈의 명소들을 일부러 찾아가지 않았다.
하지만 상황이 바뀌고 씁쓸한 과거의 기억이 있으니, 이번에는 다르게 살아야한다. 틈이 나는 대로 빈의 명소들을 찾아가 보려 한다. 단, 여행 관련 서적에 나오는 유명한 명소들 보다는 나의 관심을 끄는 명소들 위주로 다녀볼 계획이다.
앞으로 작성할 글들에서 사용할 규칙을 몇 가지 소개하자면,
- 독일어는 대체로 외래어표기법을 따라 한국어로 옮기겠지만, 한국어로 옮겼을 때 오스트리아 독일어 발음과 크게 차이가 나는 것들은 임의로 옮길 예정이다.
- 성당의 이름과 같은 고유명사는 1.에 따라 옮기되, 가능하다면 뜻이 한국어로 번역된 것을 본문에서 사용할 예정이다. 단, 지명은 뜻을 병기하고 원어를 고수하며, 인명은 번역하지 않는다.
- 그리스도교에서 사용되는 용어들은 한국 가톨릭 교회에서 쓰는 용어를 기준으로 하며, 성인들의 이름도 독일어 원어와는 다르지만 한국 가톨릭 교회에서 쓰는 방식으로 통일한다.
빈 여행의 길잡이로 쓸 정보들은 다음과 같다.
- 박종호. "풍월당 문화 예술 여행 04: 빈". 풍월당.
- 정준극. "비엔나 워킹 투어: 중세의 골목길에서 만나는 영광의 역사와 예술 그리고 낭만". 한울
- 영문 위키피디아 (https://en.wikipedia.org/wiki/Main_Page)
- 정준극 블로그 (http://blog.daum.net/johnkch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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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0월 27일: 연중 제 30일
루카복음서 18장 9-14절
9. Εἶπεν δὲ καὶ πρός τινας τοὺς πεποιθότας ἐφ' ἑαυτοῖς ὅτι εἰσὶν δίκαιοι καὶ ἐξουθενοῦντας τοὺς λοιποὺς τὴν παραβολὴν ταύτην.
그러자 (그분께서) 그들 자신이 정당하다고 믿고 나머지를 멸시하는 어떤 이들을 향하여 이 비유를 말씀하셨다.
πειθω: 설득하다, 납득시키다 perf. part. act. acc. m. pl. πεποιθοτας
δικαιος (2-1-2): 떳떳한, 공정한
εξουθενεω: 멸시하다 pre. part. act. acc. m. pl. εξουθενε + οντ + ας = εξουθενουντας
λοιπος (2-1-2): 남아있는, 나머지의
10. Ἄνθρωποι δύο ἀνέβησαν εἰς τὸ ἱερὸν προσεύξασθαι, [ὁ] εἷς Φαρισαῖος καὶ ὁ ἕτερος τελώνης.
"두 사람이 기도하기 위하여 성전으로 올라갔는데, 하나는 바리사이였고 다른 이는 세금징수원이었습니다.
αναβαινω: 오르다, 올라가다 ao. ind. act. 3. pl.
ίερον (2.n.): 성소, 성전
προσευχομαι: ao. inf. mid
τελωνης (1.m.): 세금징수원
11. ὁ Φαρισαῖος σταθεὶς ταῦτα ⇔ «πρὸς ἑαυτὸν» προσηύχετο Ὁ θεός, εὐχαριστῶ σοι ὅτι οὐκ εἰμὶ ὥσπερ οἱ λοιποὶ τῶν ἀνθρώπων, ἅρπαγες, ἄδικοι, μοιχοί, ἢ καὶ ὡς οὗτος ὁ τελώνης·
바리사이는 이렇게 속으로 기도드리며 서있었습니다. '오 하느님, 저는 탐욕스럽고, 부당하고, 간음하는 나머지 사람들과 (같지 않고), 또한 이 세금징수원과 같지 않으니, 당신께 감사드리나이다.'
ίστημι: ao. part. pass. nom. m. sg. σταθω
προσευχομαι: ao. inf. mid. προσευχ + ετο = προσευχετο
ευχαριστεω: 감사를 드리다 pre. ind. act. 1. sg.
ώσπερ: 이와 같이
άρπαξ: 탐욕스러운, 욕심 많은
αδικος: 부당한, 불공평한
μοιχοι (2.m.): 간통자
12. νηστεύω δὶς τοῦ σαββάτου, ἀποδεκατεύω / ἀποδεκατῶ πάντα ὅσα κτῶμαι.
저는 일주일에 두 번 단식하며 제가 얻은 모든 것의 십 분의 일을 바치나이다.'
νηστευω: 굶다, 단식하다 pre. ind. act. 1. sg.
δις: 두 번
σαββατον (2.n.): 안식일, 일주일
αποδεκατω: 십일조를 내다
όσα: ~만큼
κτωμαι: 얻다, 획득하다 pre. ind. mid/pass. 1. sg.
13. ὁ δὲ τελώνης μακρόθεν ἑστὼς οὐκ ἤθελεν οὐδὲ τοὺς ὀφθαλμοὺς ἐπᾶραι εἰς τὸν οὐρανόν, ἀλλ' ἔτυπτε / ἔτυπτεν τὸ στῆθος ἑαυτοῦ / αὐτοῦ λέγων Ὁ θεός, ἱλάσθητί μοι τῷ ἁμαρτωλῷ.
그러나 세금징수원은 멀리 떨어져 서서 눈을 하늘로 들기조차 원하지 않았고, '오 하느님, 죄인인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소서.'라고 말하며 그의 가슴을 때리기 시작하였습니다.
μακροθεν: 멀리 떨어져서
ίστημι: perf. part. act. nom. m. sg. έστως
θελω: imp. ind. act. 3. sg. ε + θελ + εν = ηθελεν
οφθαλμος (2.m.): 눈, 눈꺼풀
επαιρω: 들다 ao. inf. act. επαραι
τυπτω: 때리다, 두드리다 imp. ind. act. 3. sg. ε + τυπτ + εν = ετυπτεν
στηθος (3.n.): 가슴
ίλακομαι: 속죄하다 ao. imp. pass. 2. sg. ίλα(σ) + θητι = ίλασθητι
άμαρτολος (2.m.): 죄인
14. λέγω ὑμῖν, κατέβη οὗτος δεδικαιωμένος εἰς τὸν οἶκον αὐτοῦ παρ' ἐκεῖνον· ὅτι πᾶς ὁ ὑψῶν ἑαυτὸν ταπεινωθήσεται, ὁ δὲ ταπεινῶν ἑαυτὸν ὑψωθήσεται.
여러분께 말합니다. 이 자는 저 사람과는 달리 의롭게 되어 그의 집으로 내려갔습니다. 자신을 높이는 모든 이는 낮아질 것이고, 자신을 낮추는 이는 높아질 것입니다."
καταβαινω: 내려가다 ao. ind. act. 3. sg. κατεβη
δικαιοω: 의롭게 되다 perf. part. mid/pass. nom. m. sg. δε + δικαιο + μεν + ος = δεδικαιωμενος
ύφοω: 높이다 pre. part. act. nom. m. sg. ύφο + ων = ύφων
πατεινοω: 낮아지다 fut. ind. pass. 3. sg. πατεινο + θη + σ + εται = πατεινοωθησεται
πατεινοω: pre. part. act. nom. m. sg. πατεινο + ων = πατεινων
ύφοω: fut. ind. pass. 3. sg. ύφο + θη + σ + εται = ύφωθησετα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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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0월 20일: 연중 제 29주일
루카복음서 18장 1-8절
1. Ἔλεγεν δὲ παραβολὴν αὐτοῖς πρὸς τὸ δεῖν πάντοτε προσεύχεσθαι αὐτοὺς καὶ μὴ ἐνκακεῖν,
그러자 (그분께서) 그들에게 그들은 항상 기도하고 낙심하지 말아야 한다는 비유를 말씀하시기 시작하셨다.
λεγω: imp. ind. act. 3. sg. ε + λεγ + εν = ελεγεν
δει: 필요하다, 의무이다 pre. inf. act. δε + ειν = δειν
προσευχομαι: 기도하다 ao. inf. mid. προσευχ + εσθαι - προσευχεσθαι
εκκακεω: 낙심하다 pre. inf. act. εκκακε + ειν = εκκακειν
2. λέγων Κριτής τις ἦν ἔν τινι πόλει τὸν θεὸν μὴ φοβούμενος καὶ ἄνθρωπον μὴ ἐντρεπόμενος.
(이렇게) 말씀하시며 "어느 도시에 하느님도 두려워하지 않고 사람도 존중하지 않는 어떤 재판관이 있었습니다.
λεγω: pre. part. act. nom. m. sg. λεγ + ων = λεγων
κριτης (1.m.): 결정자, 재판관
πολλις (3.f.): 도시
φοβεω: pre. part. mid/pass. nom. m. sg. φοβε + ομεν + ος = φοβουμενος
εντρεπω: 신경 쓰다 pre. part. mid/pass. nom. m. sg. εντρεπ + ομεν + ος = εντρεπομενος
3. χήρα δὲ ἦν ἐν τῇ πόλει ἐκείνῃ καὶ ἤρχετο πρὸς αὐτὸν λέγουσα Ἐκδίκησόν με ἀπὸ τοῦ ἀντιδίκου μου.
그리고 그 도시에 미망인이 있었고, '제 상대에게 (벌을 내려) 제 원수를 갚아주십시오.'라고 말하며 그의 앞으로 가기 시작했습니다.
χηρα (1.f.): 미망인, 과부
εκεινος (2-1-2): 그 사람, 그것
ερχομαι: imp. ind. mid/pass. 3. sg. ε + ερχ + ετο = ηερχετο
λεγω: pre. part. act. nom. f. sg. λεγ + ουσ + α = λεγουσα
εκδικεω: 복수하다, 원수를 갚다 ao. imp. act. 2. sg. εκδικε + σον = εκδικησον
αντιδικος: 상대자, 적대자
4. καὶ οὐκ ἤθελεν ἐπὶ χρόνον, μετὰ ταῦτα ⇔ δὲ εἶπεν ἐν ἑαυτῷ Εἰ καὶ τὸν θεὸν οὐ φοβοῦμαι οὐδὲ ἄνθρωπον ἐντρέπομαι,
그리고 (그는) 한동안 (들으려) 하지 않다가, 결국엔 속으로 말하였습니다. '(만약) 나는 신도 두려워하지 않고 사람 또한 신경 쓰지 않으나,
εθελω: 바라다 imp. ind. act. 3. sg. ε + εθελ + εν = ηθελεν
χρονος (2.m.): 시간
φοβεω: pre. ind. mid/pass. 1. sg. φοβε + ομαι = φοβουμαι
ουδε: 도저히, 도대체, 아닌
εντρεπω: pre. ind. mid/pass. 1. sg. εντρεπ + ομαι = εντρεπομαι
5. διά γε τὸ παρέχειν μοι κόπον τὴν χήραν ταύτην ἐκδικήσω αὐτήν, ἵνα μὴ εἰς τέλος ἐρχομένη ὑπωπιάζῃ με.
왜냐하면 아직 이 과부가 나에게 수고를 주니 끝에 가서 나를 지치게 하지 않도록 그녀에게 복수를 해주어야겠다.'"
δια: 왜냐하면
γε: 아직
παρεχω: 제공하다, 주다 pre. inf. act. παρεχ + ειν = παρεχειν
κοπος (2.m.): 타격, 고통, 문제, 수고
εκδικεω: fut. ind. act. 1. sg. εκδικε + σ + ω = εκδικησω
τελος (3.n.): 끝
ερχομαι: pre. part. mid/pass. nom. f. sg. ερχ + ομεν + η = ερχομενη
ύπωπιαζω: 지치게 하다 pre. sub. act. 3. sg. ύπωπιαζ + η(ι) = ύπωπιαζη(ι)
6. Εἶπεν δὲ ὁ κύριος Ἀκούσατε τί ὁ κριτὴς τῆς ἀδικίας λέγει·
그리고 주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이 재판관이 불의를 말하는 것을 들으십시오.
ακουω: ao. imp. act. 2. pl. ακου + σατε = ακουσατε
αδικια (1.f.): 불의, 부당, 부정, 불공평
7. ὁ δὲ θεὸς οὐ μὴ ποιήσῃ τὴν ἐκδίκησιν τῶν ἐκλεκτῶν αὐτοῦ τῶν βοώντων αὐτῷ ἡμέρας καὶ νυκτός, καὶ μακροθυμεῖ ἐπ' αὐτοῖς;
(그러면) 하느님께서 그분께 밤낮으로 외치는데 그분의 선택된 이들을 위하여 복수를 하시지 않으신 채, 그들을 두고 미적거리시겠습니까?
ποιεω: ao. sub. act. 3. sg. ποιε + σ + η(ι) = ποιηση(ι)
εκδικησις (3.f.): 복수
εκλεκτος (2-1-2): 선발된
βοαω: 외치다 pre. part. act. gen. m. pl. βοα + οντ + ων = βοωντων
μακροθυμεω: 연기하다, 유예하다 pre. ind. act. 3. sg. μακροθυμε + ει = μακροθυμει
8. λέγω ὑμῖν ὅτι ποιήσει τὴν ἐκδίκησιν αὐτῶν ἐν τάχει. πλὴν ὁ υἱὸς τοῦ ἀνθρώπου ἐλθὼν ἆρα εὑρήσει τὴν πίστιν ἐπὶ τῆς γῆς;
하느님께서는 그들을 위하여 빠르게 복수를 하실 것이라고 여러분께 말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의 아들이 오면 땅 위에서 정말로 믿음을 찾겠습니까(찾을 수 있겠습니까)?"
ποιεω: fut. ind. act. 3. sg. ποιε + σ + ει = ποιησει
ταχος (3.n.): 속도, 민첩, 신속
πλην: 그럼에도 불구하고
ερχομαι: ao. part. act. nom. m. sg. ελθ + ων = ελθων
αρα: 정말로, 사실은
εύρισκω: fut. ind. act. 3. sg. εύρησε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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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09. 06. Wien, Österreich
드디어.
매주 있는 연구소 소셜 아우어 따위는 버리고 일이 끝나자마자 바로 S-Bahn을 타고 공항으로 향했다.
바르샤바에서 빈으로 오는 비행기. 입국장 앞에 서서 전광판을 바라보며 아무것도 없던 표시가 approaching으로 바뀌고 어서 landed가 되길 기다린다. 내가 문을 바라보고 오른쪽에 있으니까, 나오는 사람에겐 나오면서 왼쪽. 제대로 말해준 것 맞겠지? 혹여나 나와서 반대방향으로 갈까 봐 조마조마하며 자동문을 쳐다본다.
아니 그런데 웬걸. 오기로 한 사람 말고 엉뚱한 얼굴이 나온다.
서로 10초간 멍하니 바라보고 속으로 'What the hell is he doing here?'를 외친다.
아, 나 이 느낌 알아. 연구소 식당에서 줄 서 있는데 서로 5초간 정적과 함께 바라보다가 큰 소리로 반갑게 인사했던 J. 그 때와 똑같은 기분이다. 오늘의 주인공은 지난 겨울 면접 때 호텔 같은 방 썼던 룸메이트 O. 이곳의 다른 연구소 박사과정에 합격해서 오게 되었다는 소식은 알고 있었는데, 오늘 공항에서 만날 줄이야. 미국에서 출발해 모스크바에서 환승해서 빈으로 왔단다. (대체 왜?) 짐을 트롤리에 한가득 싣고, 차 예약해 둔 것 찾으러 가야 한다며, 조만간 만나서 맥주 마시자고 하는 이 친구. 다시봐도 미국적이다 역시. (아직까지 안 만났다. 미국에도 밥 한 끼 먹자 같은 문화가 있나?)
뜻밖의 인물을 보내고, landed로 바뀌지도 않았는데 (왜 만들어 놓은거야 대체) 형과 누나가 나온다. 한국인들의 어색한 재회의 포옹. (스웨덴 그 친구들 이후로 발전이 없다.) 재촉하여 S-Bahn을 타러 간다. 하필 오는 열차는 엄청나게 오래된 열차. 좋은 것만 보여주고 싶은데, 그라피티로 덕지덕지 칠해진 고철이 덜컹거리며 굴러왔다. 보통 빨간색으로 예쁘게 칠해지고 다음 종착지도 친절하게 알려주는 신식 열차가 다닌다고.
마주 보고 앉아 빈 시내로 향한다. 몇 달만에 보는데도 어제 헤어지고 오늘 보는 기분. 그래, 그리웠던 이 기분. 덜컹거리고 시끄러운 구형 열차 안에서 독일어 간판 읽는 법을 알려준다. 그냥 보이는 대로 읽으면 돼요! 그리고 빈에서 벗어날 때까지 끝없이 나온 예외들. '아! 근데 그건 다른 규칙이 있는데...' '보이는 대로 읽으면 된다며!'.
우리 집에 도착하자마자 국제 쿠팡맨이 된 형이 문간에 서서 내가 부탁했던 물품들을 건네주었다. 그리고 선물 보따리를 늘어놓는다. 누나가 발리에서 사 온 타악기들을 안겨주고 형이 너 국수 많이 해 먹는 것 같은데 같이 해 먹으라며 통조림들과 괄도네넴띤을 툭 놓는다. '어우, 이런 걸 무겁게 왜 들고 와요. 빈 손으로 오라니까! 배고프죠, 빨리 밥 먹으러 가요.' 어떻게 고맙다고 말하는지도 모르는 나는 되는대로 말을 내뱉고 황급히 화제를 돌린다. 바보 같다.
Addicted to Rock Stadtbahnbögen, U-Bahn Bogen 186-188, 1190 Wien (구글지도 링크)
걸어서 간 버거집. 슈트라센반이 다니는 야외에 자리를 잡고 맥주를 종류 별로 시킨다. 역시 유명한 집이라 맛있다. 유럽에 있고, 날씨가 좋다면 무조건 야외에서 밥을 먹어야지! 접대의 관습을 마치고 돌아와 씻고 웰컴파티 시작. 그간의 회포를 풀며, 긴 시간 비행을 한 사람들과 일주일 내내 일한 나 모두 우리가 서울에서 항상 그랬듯이 시끄럽게 떠들다 거나하게 취한 상태로 잠자리에 들었다.
진짜로 다시 만났구나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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